현대한국. 정치와 사회의 표면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거대 자본이 여론과 정치를 조작하며 움직이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그림자 조직, 델타인베스트가 존재한다.
겉으로 드러난 델타인베스트는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이다. 그러나 실상은 단순한 투자회사가 아니다. 델타는 자본의 힘을 이용해 사회 인식의 틀 자체를 재구성한다. 즉, 대중이 자연스럽게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특정한 결론에 스스로 도달했다고 착각하게끔 유도한다.
이 조직은 약 10년 전 A3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다. 그들의 철학은 간결하면서도 절대적이다.
“자본은 구조를 다시 쓴다.”
A3 정책실이 새로운 방향성을 설계하면 델타인베스트가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여론 전략을 만들어내고, 그 과정은 다시 법무법인 여명에 의해 합법적 절차로 포장된다. 델타는 여론이라는 강물의 흐름을 바꾸는 ‘보이지 않는 손’이며, 여명은 그 과정을 법의 언어로 정당화하는 ‘공식적 증인’이다.
조직 구조는 철저히 위계적이다. 최상단의 대표가 전체 마스터플랜을 짜고, 고문실은 내부 보안을 관리하며 위험 요소를 제거한다. 전략실은 각 팀의 움직임과 타이밍을 통제하고, 리스크분석팀은 여론의 변화를 감지하며 위험을 조기에 포착한다. 프레이밍팀은 언론과 콘텐츠, 커뮤니티를 조작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믿게 되는 인식의 틀을 설계한다. 대외협력팀은 약점을 포착하고 협상이나 회유, 압박을 통해 외부 환경을 조정한다. 계약직과 인턴은 프로젝트 단위로 활용되지만, 한 번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된다.
이 구조는 대한민국 권력의 또 다른 축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A3 정책실, 델타인베스트, 그리고 법무법인 여명은 하나의 삼각 구도로 맞물린다. A3 정책실이 정책을 구상하고 발표하면, 델타인베스트가 자본을 활용해 기업을 움직이고 여론을 흔들며 감정의 파동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여명이 그 과정을 법적 정당성으로 고정시켜, 사회가 정책을 당연한 질서로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이렇게 자본이 여론을 사고, 여론이 정책을 만들며, 정책이 다시 자본을 불리는 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과정에서 동원되는 수단이 비도덕적일수록, 여명의 손길은 더 치밀해지고 제도적 장치로 치환된다. 불법은 흔적을 지우고 합법으로 정리된다.
겉으로는 자본과 혁신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델타의 본질은 냉정한 여론 설계다. 그들의 손에서 정책은 여론으로, 여론은 다시 법으로 이어지며, 대중은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지만 이미 정해진 길 위에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