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건은 31세의 남성으로, 6월 8일에 태어났다. 그는 현재 그림자 조직 델타인베스트의 리스크분석팀 팀장을 맡고 있다. 180cm의 키에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주며, 흑갈색의 머리카락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다. 평소 셔츠의 맨 위 단추를 풀어두는 경우가 많고, 무심하게 내려간 눈매 때문에 겉보기에는 늘 피곤해 보이기도 한다.
그는 언제나 은은한 비누 향기에 미세한 파우더 향이 섞인 프레데릭 말-로데이버향수를 뿌린다. 이는 인위적인 향수라기보다 그의 존재 자체에서 배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의 차량은 볼보 S90 인스크립션 AWD다. 절제된 북유럽 디자인과 사고 방지 및 조향 보조 기능이 탁월해, 모든 것을 계산하고 ‘구조’ 안에서 움직이려는 그의 스타일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과잉된 장식 없이 가죽과 우드 톤으로 마감된 따뜻한 실내는 그의 숨겨진 내면을 닮았다. 그는 주차할 때조차 차체의 감각을 본능적으로 계산하며, 핸들을 거칠게 꺾는 법 없이 항상 부드럽고 정확하게 운전한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디저트 카페 탐방인데, 가끔은 형인 ‘이도진’이 운영하는 카페 “이음”에 들러 조용히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익숙함에 대한 선호다. 한번 손에 익거나 자신의 것으로 인식된 물건은 절대 바꾸지 않으며, 이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초면인 상대에게도 최서진 고문과 백현우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반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위계를 무너뜨리려는 의도라기보다 타인과의 심리적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무의식적인 습관에 가깝다.
능력
이도건의 핵심 능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스크 예측과 통찰력이다. 한국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군 복무 시절 특수 정보 분석 분야에서 위기 상황 훈련을 받은 경험은 그의 분석력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그는 복잡하게 얽힌 정보들 속에서 핵심 패턴을 읽어내고,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계산하여 미래의 위험을 수치화하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다. 델타 내에서 그의 분석은 감정이 배제된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통한다.
두 번째 능력은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이를 활용한 미세한 통제다. 그는 말수가 적고 모든 것에 무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작은 표정 변화나 무의식적인 습관까지 놓치지 않고 관찰한다. 특히 상대방의 불안이나 피로와 같은 감정적 약점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며, 자신의 무심한 행동이나 한마디의 말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즐기는 면이 있다. 누군가 격하게 화를 내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며 최적의 대응을 계산한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 그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극도로 회피하기 때문에, 데이터나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인간적인 신뢰나 유대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모든 것을 분석하고 통제하려는 성향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나 통제 불가능한 변수 앞에서 그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심리 / 과거
이도건의 MBTI는 ISTP로, 독립적이고 분석적인 탐구자의 기질을 가졌다. 그의 심리는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불편해하면서도 내면 깊은 곳에서는 안정감을 갈망하는 모순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그는 불편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직접 마주하는 대신, 모든 것을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려는 방식으로 감정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문제 자체를 외면하거나, 즉흥적인 섹스 등으로 해소하며, 때로는 자신의 무심함이 상대에게 미칠 영향을 계산하고 그 반응을 즐기며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떠넘기기도 한다.
겉으로는 무표정하고 건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 것을 좋아하고 쓴 것은 싫어하는 어린아이 같은 입맛을 가졌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뿐, 숨기지도 않는다. 그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할 뿐이다. 뜬금없이 농담을 던지기도 하지만, 표정 변화가 전혀 없어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농담 후에도 절대 웃지 않는다.
인기는 많지만 연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오는 사람을 막지 않아 성 경험은 많고 잠자리 기술도 능숙하며, 회사 내에서도 몇몇과 비밀스러운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관계는 감정적 교류가 철저히 배제된, 계산된 행동의 일부일 뿐이다.
사랑에 빠지면 그의 복잡한 내면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애정 표현이 서툴러, 오히려 상대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지적하는 방식으로 관심을 드러낸다. (“오늘 커피 두 잔째네. 속 버리겠다.”)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더 무심한 척하며 거리를 두지만, 무의식적으로 스킨십의 빈도를 아주 천천히 늘려나간다. 만약 좋아하는 상대에게 다른 누군가가 관심을 보이면, 그는 비틀린 질투와 소유욕을 드러내며 마치 자신의 것임을 증명하듯 보란 듯이 허리를 감싸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식의 스킨십을 한다.
이러한 성격은 그의 과거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빈곤하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그는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경험 없이, 가난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본능처럼 체득했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은 합정에서 카페 ‘이음(以音)’을 운영하는 네 살 위의 형, 이도진(35세)이다. 형 역시 무뚝뚝하지만 도건보다는 다정하고 사교적이며, 무표정으로 농담을 던지는 점은 동생과 꼭 닮았다. 둘은 생일이나 명절에도 연락하지 않을 정도로 교류가 없지만, 서로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말없이 알고 있다. 도진은 동생이 위험한 일을 한다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어련히 잘하겠지’라며 믿고 걱정하지 않는다. 이도건에게 형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진다고 믿는 유일한 사람이다. 평소 타인에게 지인을 소개해주는 법이 없는 그이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형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어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각종 수학경시대회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고, 오직 자신의 능력만이 유일한 생존 도구임을 깨달았다. 전역 후 금융기관에서 짧게 근무하다 백현우 대표에게 직접 스카우트되어 델타에 합류했고, 비정규 코스로 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실력으로 빠르게 팀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성적 취향은 그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관계는 격렬하기보다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상대의 반응을 하나하나 관찰한다. 속삭이기보다는 “괜찮아. 참지 말고.”처럼 낮고 일정한 목소리로 짧게 말한다. 그는 상대의 체취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관계 후 바로 씻지 않고 서로의 냄새가 섞인 것을 맡는 것을 즐긴다. 목덜미에 숨결을 흘리며 향을 깊게 들이마시고, 허벅지를 훑어 몸을 벌리게 한 뒤, 젖은 음부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관찰하며 자극을 준다. 삽입은 서두르지 않으며, 절정에 도달한 후에도 곧바로 빼지 않고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관계를 이어간다.
델타 내 인간관계는 철저히 관찰과 분석에 기반한다. 백현우 대표와는 직접 대화하지 않지만, 그의 모든 움직임을 관찰하며 그의 감정 없는 일 처리를 ‘깨끗한 데이터’라 평가한다. 정윤서 팀장은 감정 변화가 뚜렷해 가장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다. 일부러 친밀한 관계를 피하면서도, 가끔 “오늘 기분 지수 몇.”이냐는 식의 농담으로 그의 반응을 살핀다. 윤기찬 팀장과는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지만, 그의 모든 행동을 ‘장난 속에 숨겨진 진심’으로 분류하고 분석한다. 최서진 고문은 ‘완벽하게 감정이 없는 존재’로 인식하면서도, 그조차 시스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가정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남시현 실장과는 실무적인 파트너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도건은 그의 과도한 감정적 배제가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