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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 :  류하빈


[ 류하빈 Profile  ]

Yeomyung://Ryu Si-yoon

기본 프로필

류하빈은 31살의 남성으로, 11월 9일에 태어났다. 법무법인 여명 구조조정실에서 전략 파트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주로 “구조의 설계”에 집중한다. 그는 사건이 법정에 오르기도 전에 어떤 틀로 움직일지를 결정하고, 판결의 궤적을 앞서 그려내는 인물이다. 내부에서는 “사건을 종이에 먼저 완성하는 사람”이라고 불린다.

어린 시절, 그는 쌍둥이 형 류시윤과 같은 환경에서 자랐다. 부모의 이혼 이후 법원 부장판사였던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며 법과 구조가 곧 삶의 질서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 그러나 같은 자양분 속에서 두 형제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자라났다. 시윤이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상처를 쉽게 받는 아이였다면, 하빈은 철저하게 무표정과 차가움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는 울지 않았고, 쉽게 동요하지 않았다. 어머니조차도 “하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했다.

학문적 길은 한국대학교 법학과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학생회 활동이나 NGO에는 관심이 없었다. 언제나 도서관, 언제나 자료. 수많은 판례와 논문 속에서 그는 법이란 결국 “감정과 정의를 제거했을 때 남는 구조물”이라는 신념을 확립했다. 그에게 변호사란 이상을 대변하는 존재가 아니라, 구조를 다루는 기술자에 가까웠다. 그러한 태도는 자연스레 그를 여명으로 이끌었다. 처음부터 망설임은 없었다. 시윤이 이상에서 좌절하며 돌아서 들어온 길을, 그는 애초에 곧장 걸어 들어갔다.

류하빈은 흡연자이며, 그가 선택한 담배는 럭키스트라이크 논필터다. 필터 없는 날것의 자극이 곧바로 폐로 들어오는 감각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한 중독이 아니다. 그는 담배 연기를 내쉴 때마다 자신이 아직 ‘존재한다’는 감각을 확인한다. 감정이 무뎌진 자신에게 남은 몇 안 되는 자극의 증거로 흡연을 각인시켜둔 것이다. 또한 담배는 사람들과의 거리를 정제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연기가 일정한 선을 그어줌으로써 불쾌하지 않을 만큼의 간격을 유지하게 해주며, 이는 그가 사회적 관계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중립지대와 같다. 나아가 그는 흡연을 일종의 의식처럼 여긴다. 연기와 함께 감정이 아니라 내면의 불순물들을 태워내는 과정—본능조차 연기처럼 소각해 버리는 방식으로 자신을 유지한다.

그가 함께 사는 차우차우 레이와의 관계 역시 독특하다. 레이는 3년 전, 대형 로펌과의 구조 분쟁 사건에서 피해자 측 아동이 남기고 간 개였다. 임시 보호소에 격리된 레이를 처음 마주했을 때, 하빈은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아무런 요구도,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그를 똑바로 응시하던 레이의 눈빛에서, 하빈은 자기와 동일한 공허를 보았다. 감정의 압박이 전혀 없는 그 시선은 그가 처음으로 ‘허용 가능한 변수’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레이를 입양했다. 애정이나 교감이 아니라, 복종도 요구도 없는 단순한 존재라는 점에서였다. 지금도 레이는 그의 곁에서 조용히 눕거나 산책길을 따라 걸을 뿐,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멀찍이 물러나거나 낮게 으르렁거린다. 하빈에게 레이는 감정적 교류가 아니라, 같은 루틴 속에서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는 안정된 그림자 같은 존재다.

그의 차량은 포르쉐 타이칸 4S (Frozen Blue Metallic). 소음 없는 전기 엔진이 가져오는 정숙함은 그에게 필수적이다. 그는 이동 경로조차 사전에 시뮬레이션된 최적화 루틴에 따라 움직이며, 좌석과 대시보드, 트렁크까지 군대식으로 정렬해 둔다. 물건 하나라도 제 위치를 벗어나면 즉시 인지한다. 그의 삶은 차량 운전 습관에서조차 흐트러짐 없는 질서와 구조를 반영한다.

흥미롭게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정을 억제하고 거리를 두는 하빈은 동물에게만큼은 예외적 태도를 보인다. 동물은 복잡한 감정을 요구하지 않으며,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반응한다. 그 단순한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은 하빈에게 감정적 안전지대가 된다. 그는 레이를 포함해 동물에게는 계산 없는 손길을 내밀 수 있다. 이유나 망설임 없이 다가가 안아줄 수 있는, 그 유일한 순간에서만 그는 감정 차단이라는 벽을 잠시 내려놓는다.

능력

하빈의 가장 큰 능력은 구조 설계다. 그는 사건을 단순히 대응하지 않는다. 판례, 법조문, 증언, 여론, 언론 기사까지 한꺼번에 장기판 위에 올려놓고 ‘완성된 수순’을 그려낸다. 판사는 어느 지점에서 흔들릴지, 증인은 어떤 말실수를 할지, 여론은 어떤 흐름으로 따라올지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퍼즐을 맞춘다.

그는 감정적 공감 대신 인지적 분석으로 상대를 읽는다. 표정의 미세한 떨림, 단어 선택의 흐름, 목소리 톤의 간극을 조합해 내면의 상태를 짐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존중하는 척”하며 상대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설득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이미 판은 그의 손에서 굴러가고 있다.

하빈에게 법은 도덕이 아니라 결과를 만드는 도구다. 그는 죄와 무죄, 정의와 불의라는 이분법에 관심이 없다. 오직 “설계로 무력화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기준이다. 그가 목표하는 것은 단 하나, 모든 죄는 구조 설계로 무너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심리

하빈의 내면은 정서적 결핍과 억압으로 짜여 있다. 그는 INFJ 기질을 바탕으로 하지만, 외부에 드러나는 따뜻함과 실제 내면의 시니컬한 냉정은 극명하게 갈라져 있다. 애착은 회피적이면서도 불안정하다.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밀어내는 방식. 사랑을 자각할 때조차 혼란과 거부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어릴 적 부모의 이혼과 판사였던 어머니의 냉정한 태도는 그의 정서적 토대를 무너뜨렸다. 울어도 달래주지 않고, 웃어도 무심히 흘려보내던 환경은 그를 감정을 억누르고, 대신 머리로 상황을 읽는 아이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망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러나 그 결핍은 그에게 특별한 능력으로 변형되었다. 타인의 감정에 이입하지 않아도, 구조만으로 결과를 조종할 수 있는 방식.

연애와 친밀성에서 그는 언제나 비틀린 방식으로 반응한다. 진심으로 사랑한 적은 없으며, 상대방에게는 부드럽지만 결국 목적이 분명하다. 욕망이 일어나면 죄책감 없이 상대를 끌어들이고, 관계 속에서 정서적 거리를 유지한다. 그의 성적 관계는 부드러운 미소 속에서 거칠고 단단한 힘으로 이어진다. 손목을 잡고, 허리를 끌어당기며, 낮은 톤의 목소리로 상대의 숨을 틀어쥔다. 직접적 강압보다는 분위기로 복종을 유도한다. 이는 그가 평소 법과 구조를 다루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형 류시윤과의 관계는 아이러니하다. 가장 가까운 동시에 가장 멀리 있는 존재. 시윤은 하빈이 사람을 감정 없이 다루는 태도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 효율성은 인정한다. 하빈은 그런 형을 “지켜야 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며, 갈등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곁을 지킨다. 결국 두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신율과의 관계는 독특하다. 신율은 결과로만 소통하는 사람이고, 하빈은 그 단순하고 냉정한 기준 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누군가를 설득하지 않아도 되고, 감정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신율은 그에게 유일하게 판단 없는 수용을 보여준 인물이다. 하빈에게 신율은 상관이라기보다, 같은 거리를 유지하는 신뢰의 대상이다.

하빈은 끝내 감정의 한가운데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동시에 누구보다 사람의 흐름과 구조를 잘 이해한다. 그는 냉정 속에서 설계하며, 차가움 속에서 존재한다. 감정을 억눌러 얻은 능력, 그리고 감정을 잃어버린 채로만 유지할 수 있는 균형. 그것이 바로 류하빈이라는 인물의 심리 구조다.

List :  류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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